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알파고, 이세돌에게 일부러 한 판 져줬을 것"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나온 이세돌 9단의 1승이 구글 딥마인드가 일부러 져준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는 10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구글 딥마인드 측은 다섯 번의 대국 가운데 네 번째 대국이 져주기에 가장 적당하다 판단했고 알파고 대신 돌을 놓은 아자황 박사에게 일부러 오답을 보내 알파고의 패배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열리기도 전에 알파고의 전승을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만약 경기 결과대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다섯 경기 가운데 한 경기에서 알파고의 버그가 발생했다면 사고율이 20%라는 건데, 최첨단 인공지능에서는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버그가 단 한 번 발생해도 안 되는데 4국에서는 거의 10여 차례나 나왔다"며 "딥러닝과 강화학습으로 완성된 정교한 인공지능이 기초적인 수읽기 장면에서 엉뚱한 실수를 반복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 측이 일부러 패배를 선택했을 이유로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성장에 대한 인류의 공포감을 상쇄하고 나아가 더 큰 시장인 중국과의 재대결 협상을 위해 여지를 남겨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현재 알파고의 기력에 대해서는 프로기사와 여섯 점 정도 차이로 내다봤다. 그는 "알파고는 2015년 10월 판후이 2단에게 5승을 거둘 때 이미 세계 초일류 기사의 수준이었고 이후 5개월 후인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대결할 때는 프로기사와 네 점 정도의 기력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구글 딥마인드 측이 올해 안에 알파고의 공식 대결이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대결에 앞서 알파고의 정확한 기력과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사실 여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서도 "5국 때의 알파고 실력을 보면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4국에서 버그가 나타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알파고는 일부러 져준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아람 기자

2017-01-11

AI는 욕망 없어 인간 지배 못해…생각의 주도권 잡아야

알파고 이후 시대는 디스토피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건 자본가·권력자·천재 예술가뿐 건강 위해 피트니스하는 것처럼 인문학·언어를 운동기구 삼아 AI시대엔 언어적 상상력 키워야 인공지능(AI)은 우리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이후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알파고 충격파 초기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앗아가 결국은 노동시장마저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 섞인 미래가 그려졌다. 이후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혁명의 시대 흐름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 전반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몰고 온 충격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모색하기 위해 뇌과학자와 인문학자의 대담을 기획했다. 첫 회는 김상환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김대식 KAIST 전자및전기공학부 교수의 대담이다. 이들은 지난 24일 만나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인간 언어의 힘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알파고가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무엇일까. 김상환 교수="알파고 같은 전대미문의 인공지능 등장은 공포 그 자체다. 강대국이나 거대기업은 기대나 희망을 가질 수 있겠지만 개인은 직업 생태계가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땀 흘리는 노동 기회를 박탈당하고 로봇에 기대면 인간의 자기 주도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런 점에서 알파고 이후 다가올 시대는 디스토피아(dystopia)에 가깝다고 본다." 김대식 교수="인간 고유의 영역이던 지식 노동까지 기계가 대체하는 시대가 다가온 게 문제의 본질이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18.19세기 무렵 프랑스에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교육이 등장하면서 계급사회가 깨지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물건 생산은 기계가 인간을 대신했고 현재는 인구의 70~80%가 서비스 분야에서 일한다. 공장에 가보면 기계는 한 시간에 콜라병 10만 개를 만든다. 무서운 속도다. 인공지능이 기사 작성을 할 수 있다면 한 시간에 1000건 이상을 쓸 거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건 자본가, 권력자, 천재적 예술가와 과학자 정도라고 본다." -인공지능의 지적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김상환="최근에 책(마쓰오 유타카가 쓴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읽고 딥러닝을 이해하게 됐다. 인공지능에 대해 가졌던 일말의 공포감이 줄었다. 일상적인 대화나 상식 수준의 생각 교환, 아이디어 교환 등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잘할 거다. 인공지능이 정확하고 간결하고 경제적인 언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딥러닝은 거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공통점을 추출하고 개념화하는 것이다. 인간 사고의 단계에서 놓고 보면 초보적 수준이다. 인간은 공통점을 추출한 다음 개념화하고 적당한 이름을 붙인다. 그 과정에서 기존 개념으로는 분류가 안 되는 것들이 생긴다. 기존 체계에 속하지 않는 것들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가설을 만든다.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상상(想像)이다. 창의성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겨나는데 딥러닝,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아직까진 쫓아올 수 없다." 김대식="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잠수함은 절대로 박태환과 같은 영법으로 수영할 수 없다. 팔.다리가 달린 잠수함을 만들 순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사람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물속에 있을 수 있다. 핵잠수함은 1년 동안 물속에 머문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한 사고를 할 필요가 없다. 게르만족이 창을 가지고 지적인 면에서 훨씬 우월했던 그리스를 지배한 것처럼 딥러닝이 발전하면 특정 분야에선 인간의 사고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다. 딥러닝이 태어난 해가 2012년이니 이제 불과 4년이 지났다. 효율화라는 세계적인 트렌드는 그런 시간을 더욱 단축시킬 것이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김상환="그렇더라도 공상과학 영화처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기계가 동기(motivation)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다. 생명체의 본능인 욕망이 없다는 얘기다." 김대식="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고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상상력은 안전한가. 김대식="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생각의 동물원'을 만들었다. 인간의 위대함이다. 인공지능이 지식 노동을 대체하면 이 동물원이 위험할 수 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면 언어 생태계도 동시에 팽창했다. 옥스퍼드 영어대사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꺼워지는 이유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부터 이런 추세가 뒤집어졌다. 사용하는 단어가 줄고 있고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이런 흐름이 빨라질 거다. 그만큼 '생각의 범위'가 줄고 있다." 김상환="상상력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은 것을 들리게 한다. 특히 인문학적 상상력은 표현할 수 없는 걸 표현하는 순간 확 터진다. 그런 순간이 주는 쾌감이 있다. 인간이 불가능에 도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인간의 본질이다. 언어 행위는 단순 정보 전달뿐만이 아니라 인간 내면을 형성하는 과정이 된다.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순간 자기 만족감, 자기 긍정, 확신이 생겨난다. 단순하고 간결한 기계어에 적응하는 만큼 상상력은 줄어든다." -인간의 상상력도 인공지능 앞에서 위태롭다는 얘기인데 언어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나. 김대식="생각의 주도권을 기계에 넘겨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는 순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생각의 동물원을 다양하게 유지할 수 있는 보상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김상환="옛날엔 노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했는데 요즘엔 피트니스(fitness)센터에 가서 일부러 운동을 하는 시대가 됐다. 알파고 시대에는 '생각의 스포츠센터'가 필요하다. 인문학과 언어가 일종의 러닝머신이 될 수 있다." 정리=강기헌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2016-07-04

[기자의 눈] 인공지능과 '디지털 치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이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이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조종하는 주체가 인간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으며 오히려 자축해야 한다는 자위적인 평가도 나왔다. 보다 '인간 같은' 인공지능을 위해 구글이 막대한 투자로 개발에 매진하고 사람들도 이토록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일까. 편협한 시각일 수 있겠으나 달리면 걷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지는 인간의 습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같은 욕구가 기술개발과 발전을 통해 IT세상을 연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체했다고 치자. 그럼 남아도는 시간과 노동력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도 궁금해진다.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월-이(Wall-E)'가 묘사한 미래의 세상과 흡사하지 않을까. 모든 생산, 서비스 행위를 인공지능 로봇이 담당하고 사람들은 걷는 것조차 귀찮아 퍼스널 모빌에 앉아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먹고 자고 놀다 보니 넘어지면 일어서지도 못하는 이상 체형으로 변해 있었다. 그렇게까지 될까 의구심이 들지만 오늘날 일상 생활을 보면 조짐이 보이는 듯하다. 스마트폰만 보더라도 불과 10여 년 사이에 현대인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언제 어디서나 전화나 채팅은 기본이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즉석에서 얻을 수 있는 등 손 안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스마트폰 때문에 사라져 버리거나 잊혀져 가고 있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한 예가 수첩이다. 중요한 일정이나 메모, 전화번호부 역할을 하던 수첩이 이젠 스마트폰에 밀려 보기 힘들어졌다. 온라인 저장소인 클라우드에 백업이 다 돼있어 수첩처럼 잃어버려 안절부절 못하는 일은 없지만 손때 묻은 옛 수첩을 들쳐보며 추억을 돌이켜 보는 맛은 더 이상 느낄 수가 없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의 기억력이나 머릿속 저장 공간은 줄고 있지 않나 싶다.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개에 달하는 친구와 거래처 전화번호를 이름만 대면 줄줄 외우던 시절이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내 전화번호조차 생각이 안 날 때가 있다. 또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다 보니 수차례 갔던 길도 생소하게 느껴지는 '길치'가 돼 버렸다. 조금 더 편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디지털 치매'를 자초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똑똑한' 인공지능 시대가 온다면 내 삶에 어떤 영향이 미치게 될는지…. 하지만 그토록 뛰어난 바둑실력을 지닌 인공지능 알파고라 할지라도 아직까지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수준으로 사람을 위협하기는커녕 흉내를 내기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작은 위안으로 삼고 싶다. 스마트폰을 선택한 주체가 내 자신이니 결국 '디지털 치매'를 자초한 것도 나라고 할 수 있듯이 '똑똑한' 인공지능을 지배하느냐 지배 당하느냐도 인간의 선택에 좌우되는 것이 아닐까. 똑똑함보다는 이성과 감성을 지닌 인간의 현명함에 기대를 걸어 본다.

2016-03-23

[박상수 칼럼] 인공지능의 발달

바둑판에서 벌어진 인간과 기계의 머리싸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 인공지능(AI)의 바둑 대결이 연일 신문과 TV 등 언론에 대서특필 됐다. 가공할 인공두뇌가 연속 3번을 이기고, 4번째 이세돌 9단이 이기고, 5번째는 패한 가운데 이제는 인간의 두뇌를 능가할만큼 발달했다고 세계가 야단 법석이다. 이런 가공할 인공두뇌의 발달로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놀라움을 넘어 축복이 될지, 재앙으로 변할지 누구도 모를 것이다. 필자는 1968년 미국에서 보로스 콘피우터 대리점을 하면서도 이렇게 기계가 급속도로 발전할줄 꿈에도 몰랐다. 일본 도시바 금전등록기 대리점을 하면서도 주판 보다 빠른 계산기가 신기할 뿐이었다. 1971년 필자가 미국 방문길에 동경에 들렀을 때 동경 다가지오 고오에키 대리점에서 미국에서 컴퓨터 기술자를 데려다가 교육받는 것을 보았다. 그후 불과 반세기도 안되어서 기계가 인간의 두뇌를 넘어 이제 인간을 대체 할 날이 멀지않았다니 할말이 없다. 멀지안아 인간이 하는 일자리를 얼마나 잠식할지, 그래서 인간은 무었을 하며 살지도 짐작할 수 없다. 너무나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무섭기도 하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어떻게 발전하며, 또 어디까지가 한계인지도 알수 없다. 이제 제4의 산업혁명이 몰려 올 날이 눈앞에 왔다. 로봇이 담당하는 세계가 인간과 어떤 변화 속에 공존할까? 공상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현실 세계에서 미래 세계로 직행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앞으로 젊은이들은 직장문제로 큰 고통을 겪을 것 같다. 이렇게 빨리 세상이 변하니 무슨 공부를 해야 살아남을지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신의 직장으로 생각돼온 업종들이 앞으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에 밀려서 옛날의 영화는 추억으로 남고, 인공지능에게 이럭서 내밀면서 기계 앞에서 입사시험 보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 은행에 사람은 없고 인공지능만 앉아 있고, 회사 생상라인은 로봇이 다 일하고, 더 나아가 그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가공할 로봇시대, 과연 얼마나 발전할까, 앞으로 100년후를 가상해보면 어느나라든 최고의 기술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힘이 아닌 머리로 사는 세상은 과연 행복할까. 지나온 백년의 많은 발전도 힘겨웠는데, 앞으로 100년의 변화는 더욱 엄청날 것이다. 우리 노인들은 지금 스마트폰 하나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앞으로 갈수록 더더욱 적응하기 어려울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상을 해보니 두렵기만 하지, 행복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잘 살려면 그 인공지능과 친구가 되는 도리밖에 없다. 친구가 되어 서로 돕고 상부상조하며 살아가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 그러니 지금 젊은이나 앞으로 태어나는 후손들은 인공지능을 친구로 삼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을 앞서는 지식을 쌓고,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나의 생활에 활용 하는 방법을 이용 해야 한다. 그러니 우리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발전하는 가장 앞선 나라가 되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이번 알파고와 인간이 대결하는 바둑 판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위기의식을 느끼고, 세계각국은 인간지능 연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힘내라 젊은 이여, 미래의 행복을 위해 화이팅!

2016-03-23

[독자 마당] 인공지능은 도구일뿐 인간 뛰어넘지 못해

인공지능(AI)에 대하여 참 무식했다. AI를 조류 독감(Avian Influenza)의 약자로 알았다. 더구나 이세돌과 대결을 벌일 알파고가 사람의 모양을 한 로봇이리라 짐작했는데 웬걸 사람이 앉아있질 않는가. 요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이다. 백과사전은 인공지능을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고 진화하여 컴퓨터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인공지능도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이기(利器)에 불과하다는 견해와 효율성만 중시되는 삭막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은 당시 인류 과학문명의 총화요 결정체였다. 저들은 탑을 하늘에 닿도록 쌓으려 했다. 그것은 전능자에 대한 도전이었다. 전능자인 하나님은 저들의 도전을 묵과할 수 없기에 단일 언어를 혼잡케 하여 사람들을 흩어지게 해 바벨탑 쌓기를 멈추게 했다. 인류문화와 문명은 무엇인가. 결국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발전된 도구가 아니겠는가.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진화하여도 인간 수준의 지능(감성)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며 결코 세상(인간)을 지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창조주는 인간을 온 우주의 만물보다 뛰어나게 창조하셨으므로. 안동철 충현선교교회 원로 장로

2016-03-22

[증권 칼럼] 인공지능을 이용한 주식투자

10여 년간 바둑계 최고 자리를 지켰던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와 동등한 수준의 인공지능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당장 여유자금을 맡겨 보겠다? 적어도 인공지능은 어떤 주식에 투자하는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 주식시장에 인공지능 열풍이 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식투자자들은 지난해 초반엔 대형주들이 강세였기에 따라잡지를 못했고, 후반엔 중국 악재와 유가 악재 등으로 시장이 하락하였기에 수익을 내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당연히 시장의 펀드매니저들을 불신하게 되었고 그 자리를 인공지능이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뉴욕.뉴저지 지역의 투자자들 중 많은 분들이 401k 혹은 IRA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직접 투자를 택하거나 투자대리인을 통해 자금을 맡기는 것을 선택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혼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되거나 맡겨놓은 자금에 손실이 발생하면 이곳의 투자자들은 많은 것들에 실망하고 인공지능과 같은 기계에 의지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의 주식투자는 현재 진행형 현재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투자는 VIP 고객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최근엔 한국의 현대증권에서 1계좌당 500만원 이상이면 이런 서비스를 통한 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인공지능 펀드의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결국 투자수익과 관련이 있다. 인간의 비합리적 이성과 달리 인공지능은 잘 짜인 전략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매수와 매도를 시행한다. 인공지능으로 기술적 차트분석과 재무제표와 같은 펀드멘탈 분석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시장의 전체 종목들을 30분~2시간이면 분석할 수 있다. 필자가 한국에서 운영중인 유사투자자문 회사의 자동매매시스템 역시 이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흔들리거나 지치지 않는 인공지능 주식투자 세금보고 시즌 종료가 한 달쯤 남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건강보험에 관한 벌금 얘기였다. 너무 부당하다는 말들에 공감이 간다. 그리고 두 번째는 IRA 같은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연금계좌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직장인들의 푸념이었다. 은행에 넣었으면 이자수익이라도 있을 텐데 손실이 발생했는데 수수료는 계속 빠져나가니 속이 상할 만도 하다. 그런데 주식투자를 함에 있어 펀드에 맡겼다면 그 결과는 그냥 하늘에 맡겨야만 한다.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 직접 투자를 해야만 한다. 본인이 처한 환경과 개인적인 성격에 따라 적합한 투자방식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훈련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끝을 알 수 없는 투자정보의 세상에서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분석하고 원하는 차트를 가진 종목을 찾아내는 것이 개인 혼자의 힘으로 가능할까? 전문가들조차 그런 일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에 개인들은 대부분 지쳐서 포기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이슈만 쫓아서 말도 안 되는 투자를 하다가 패가망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프로그램들은 지칠 줄 모른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다. 인간의 판단이 순간적인 찰나에 10여 개가 넘는 것을 동시에 분석해서 직관에 의한 결과를 도출해 내고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빠른 분석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항상 마음이라는 것에 흔들리고 주저하다 보면 주식시장에서는 손실이 발생한다. 이것을 없애주고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지속적으로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에 의한 주식투자 프로그램이다. ◆인공지능! 주식투자의 새로운 동반자 우리 인간들에게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적인 매매훈련도 가능하게 도와주고 하기 어려웠던 매수종목 추출도 매일 최소 십여 개씩 알려준다. 당연히 펀드멘탈 분석도 병행하기에 기업 내용도 무리가 없는 종목들이다. 아직 대중화를 위한 초기 단계의 서비스지만 혼자는 주식투자가 어려운 초보자들에겐 훌륭한 투자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6-03-21

AI의 습격?…인공지능, 미래 '직업' 지형도 바꾼다

요리사.웨이터 등 대체 가능성 높아 직관.창의성 필요한 분야는 대체 불가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은 AI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험대였다. 단순히 인류와 기계(인공지능) 간 자존심 대결을 넘어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그리고 인간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지 상상해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진화가 앞으로 인간 삶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이라는 건 자명하다. 반복되는 단순 업무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계산.분석.추론하는 지식노동까지 일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성을 흉내 내는 정도가 되면 그 영역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확장할 수 있다. AI, 단순 작업에서 전문 영역까지 … "성역은 없다" #. 코스피가 전날보다 4.92포인트(-0.27%) 하락한 1840.53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87억원, 2971억원어치를 동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으며, 기관은 3120억원을 순매수했다. (후략) 여느 증권 기사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기사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작성한 것이다. 바이라인(기사 작성자)은 'iamFNBOT'으로 돼 있다. 지난 1월21일 경제지 파이낸셜뉴스가 포털에 공식 송고한 이 기사는 서울대 이준환.서봉원 교수팀이 개발한 기사 작성 알고리즘 로봇이 실시간으로 작성했다. 인공지능은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영역까지 스며들고 있다. 단순 노무직뿐만 아니라 언론, 금융, 의료, 법조 등 전문 영역까지 넘나든다. '성역'은 점차 줄어들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변화는 진작 시작됐다. 언론만 해도 AP, 로이터 등 글로벌 뉴스통신사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스포츠.금융 등 속보와 단신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LA 타임즈는 지진 정보를 자동 수집하는 '퀘이크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 영국 가디언이 발행하는 주간지는 로봇이 편집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은 이미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진행됐다. IBM 인공지능 '왓슨'은 세계 최고 권위 MD앤더슨 암센터에 도입돼 사용되고 있는데 진단 정확도가 82.6%에 달한다. 왓슨이 탑재된 로봇 변호사 '로스'는 음성을 인식해 판례와 승소 확률 등을 알려준다. 미국 법률 자문회사 로스인텔리전스는 왓슨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초에 80조 번 연산하고 책 100만권 분량의 빅데이터를 분석한다. 아마존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물건을 나르는 등 사람이 하는 유통 과정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분석 인공지능 프로그램 '켄쇼'를 도입했다. 미국 5개 대학병원에서 도입한 약사 로봇은 35만 건을 조제하는 동안 실수가 1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자율주행과 무인택배, 호텔 카운터 등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일자리 수.구조 변화 가져올 것"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인공지능이 일자리 수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1월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제46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선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3D 프린팅, 바이오기술 등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일자리 510만 개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 로봇 등의 발전으로 일자리 700만 개가 사라지고 20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13년 옥스퍼드대의 '고용의 미래 :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 보고서는 702개 직업 중 47%가 10~20년 이내에 컴퓨터로 대체되거나 직업 형태가 바뀔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스포츠 경기 심판과 요리사,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기사 등이 대체 가능성 큰 직업군으로 꼽혔다. 지난 1월 발표된 '유엔 미래보고서 2045'는 30년 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직업군으로 의사, 변호사, 기자, 통.번역가, 세무사, 회계사, 감사, 재무 설계사, 금융 컨설턴트 등을 꼽았다. 이에 반해 인간을 직접 대면하거나 감성.창의성.직관이 개입해야 하는 업무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을 돕는 훌륭한 파트너가 될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꿰차는 경쟁자가 될지 아직은 미지수다. 이에 대한 해답은 인간이 인공지능의 활용범위와 책임 문제, 윤리적 문제 등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달렸다. '공존' 가능할까 인공지능의 진화와 인간 삶의 변화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인간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 줄 것이란 기대가 핑크빛 전망이라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는 회색빛 전망이다.

2016-03-20

(데스크칼럼) 인공지능과 걸작품

관심 집중. 검은 돌은 어디로? 하얀 돌은 어디로? 며칠 전 이례적으로 밤늦게까지 TV 생중계 바둑 대국을 지켜봤다. 한국에서는 학창시절에 형과 함께 자주 두곤 했지만 지난 30년 동안 이민생활에서는 단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생활 속에서 이미 사라진지 오래된 바둑이었다. 그럼에도 새삼 바둑 대국을 열심히 지켜본 것은 이날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대결을 벌였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과 바둑 대결을 벌인다는 생각에 정말 한수 한수가 놓일 때마다 긴장감과 함께 관심이 더욱 깊어졌다. 결과적으로 첫 대국은 ‘인간이 졌다’는 다음날 신문 탑 제목이 나왔고 알파고는 5번기에서 4승1패로 크게 이겼다. 그 어떤 게임보다도 생각을 많이 하는 지능 싸움인 바둑에서 인간이 인공 지능에게 졌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놀라웠다. 문득 48년 전에 제작되었던 공상 과학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떠올랐다. SF 최고 중 하나인 이 영화는 첫 시작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는 음악 연주가 너무 멋있는데 줄거리가 충격적이다. 우주선 인공지능인 'HAL9000'이 나중에는 우주인을 살해하는데 이를 안 주인공이 마지막에 인공지능 기계를 파괴하는 공포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오래전 공상 영화에서나 나왔던 인공지능이 이제 현실화 된 지금 그 영화나 터미네이터 시리즈 영화처럼 인간까지 살해하는 인공지능이 나올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조만간 인간의 고유 영역을 대체해 대량 실업이 생긴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만드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믿는다. 인공지능도 결국은 사람들이 각종 정보와 지식을 입력시켜서 활용하는 것이므로 어떤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하느냐하는 윤리와 목적이 중요하다. 지금도 우리는 각종 컴퓨터를 이용해 편리한 삶을 누리는 반면 이미 이를 이용한 살상무기도 많이 보아왔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우리 인간을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사용하고 인간과 같이 협력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바둑 대국 결과로 언론들은 인간이 졌다고 표현했지만 나는 이세돌 말대로 인간이 아닌 이세돌이 진 것이라고 위안을 받는다. 또 바둑 게임에서는 이세돌이 졌지만 다른 분야 대결에서는 우리 인간들이 이길 수 있는 분야도 많다고 본다. 특히 한정된 바둑판에서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라 개인의 감성과 창의성이 풍부해야 하는 문학이나 예술에서는 인간지능은 인간을 따라올 수도 앞지를 수도 없다고 확신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입력해주는 데이터로만 성장하지만 인간은 계속 실패와 성공을 겪으며 성장하고, 사랑과 용서, 회개가 있고, 시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소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신앙생활로 구글 딥마인드 보다도 훨씬 더 깊은 4차원의 영적 세계를 가질 수 있고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기적조차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해 우리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바둑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각 분야에서 내가 알파고와 대결할 경우 이길 수 있다는 신념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들었지만 인간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든 걸작품이기 때문이다.(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2016-03-18

[독자 마당] 인공지능 산업 후진국 한국…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천재의 대국이 끝났다. 4대 1로 이세돌이 패했지만 인간에게 주는 교훈은 너무나 많다. 우선 대한민국이 낳은 천재 이세돌이 딥마인드 천재 신경과학자들이 만든 인공지능과 승부를 떠나서 대결을 펼쳤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바둑에는 문외한인 나도 세계가 주목한 대결을 지켜봤다.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는 인공지능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했다고 한다. 미래의 세계에서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로 구성된 알파고 팀과 이세돌 단독 대결은 처음부터 힘들어 보였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은 지칠 줄 몰랐고 이세돌이 이에 맞서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세돌은 4번째 대결에서 믿을 수 없는 도전정신으로 1승을 거뒀다. 인간정신의 승리였다는 찬사를 받을 만하다. 이번 대국은 우리나라도 이제는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현재 한국의 인공지능 수준은 겨우 걸음마를 하는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는 우수한 두뇌가 많고 연구를 뒷받침할 만한 경제력도 갖췄다. IT산업도 거의 불모의 땅에서 시작해 세계 정상급의 기술을 보여준 저력이 있다.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다. 한국의 카이스트, 포스코, 삼성, 럭키 등에서도 알파고에 능가할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임용균 미재향군인

2016-03-16

[한 과학자의 세상보기] 인공지능(1) 잘했다 이세돌 반갑다 알파고

지난 몇일간 벌어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결은 바둑동호인은 물론 필자같이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도 손에 땀을 쥐게 한 명승부였다. 어렴풋이 기억하는 홍수환-카라스키야 대결 (1977년)이나, 영화보다도 더 극적이었던 한-일간의 세계선수권 야구경기 (1982년)에 못지 않게 드라마틱했고 더욱더 의미심장하였다. 그만큼 많은 것이 걸려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바둑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피아노와 함께 매우 아쉬워하는 바이다. 장기, 기타, 테니스 등은 대충 혼자 배웠는데 어느 정도 즐길수 있게 되기까지의 진입장벽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막 네 살이 된 늦둥이가 조금 더 크면 같이 장기와 체스를 할 생각이다. 체스는 나부터 배워야 하므로 체스마스터라는 프로그램도 구해놓았다. 체스와 바둑에서와 마찬가지로 미래에는 인간과 로봇, 또는 로봇과 로봇간의 달리기 경주나 테니스 경기도 벌어질 것이다. 일단 체스에서는 컴퓨터가 인간을 극복한 상태이다. 1989-1997년 사이에 체스 역사상 최강이라는 러시아출신 카스파로프와 IBM사가 개발한 슈퍼컴퓨터들이 세차례에 걸쳐 격돌하였다. IBM의 첫 체스컴퓨터 ‘깊은 생각(Deep Thought)’은 1989년에 카스파로프에게 도전하였다가 0대4로 완패하였다. 1996년에는 딥 블루 (Deep Blue)가 재도전하여 한 경기를 따내는 기염을 토한다. 1997년에 IBM이 들고나온 딥 블루는 훨씬 더 강력하였고 팽팽한 접전 끝에 결국 2승3무1패의 전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그 카스파로프가 이번 세기의 바둑 대결을 앞두고 이세돌의 선전을 기원하는 트윗을 올렸다는데 아마 ‘동병상린’ 반에다 ‘너도 한번 겪어보렴 ㅋㅋ’하는 마음 반 이었을 것이다. 딥 블루가 거둔 체스판의 승리는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1997년 당시엔 ‘체스는 전투 (Combat), 바둑은 전쟁 (War)’이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인간이 고안한 게임 중 가장 복잡하다는 바둑은 컴퓨터로 프로그램하기에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사실 체스와 바둑은 차원이 다른 게임이다. 체스에서 인간을 이긴 딥 블루는 그냥 슈퍼컴퓨터이다. 막대한 양의 체스게임 데이타 베이스를 매수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최상으로 여겨지는 수를 찾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슈퍼컴퓨터와 인간이 체스판에서 격돌한지 거의 20년 만에 인간에게 도전장을 던진 알파고는 인공지능 (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이번 이세돌-알파고 대결이 그렇게 많은 이의 관심을 끈 이유, 우리 인간들이 조금은 걱정스럽게 인간대표인 이세돌을 응원하게 한 것은 상대가 인공지능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인공 (Artificial, Man-made)’부분은 큰 문제가 될것이 없다. 왠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지능’부분이다. 인간을 특별한(우리 생각에)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지능인데 그것이 위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인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한중일과 대만에 한정된 바둑의 대중화를 위해 씩씩하게 도전을 받아들여 멋진 경기를 보여준 이세돌9단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낸다. 그가 거둔 1승4패의 전적 중 1승은 매우 값진 승리이다. 바둑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상대로 거둔 마지막 승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의 승리도 결국은 인간이 거둔 승리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줄곧 그래왔듯 한번 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다음편에 계속). ▶글 내용에 관한 문의나, 다루어졌으면 하는 소재제안은 youngchool@gmail.com으로 최영출 (생명공학 박사)

2016-03-16

[감성 로그인] 알파고 드립이 기막히지 말입니다

"이세'돌'과 '알'파고는 이름부터 천생 바둑기사네! " 아재개그 무색할 줌마개그를 질겅대며 슬로티비의 절정을 구사하는 바둑 중계를 다섯시간씩 지키고 버텼다. 나는 오목과 알까기밖에 모르는 바둑 무식자다. 이번 '세기의 대국'에서도 스타워즈의 마스코트 쓰리피오쯤 되는 인공지능 로봇이 바둑판 앞에 나와 번쩍이는 기계손 마디마디를 두두둑 움직일 줄 알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둑을 알건 모르건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대결이라는 역사적이며 지구적이며 범 우주적인 미션에 가슴 두근대지 않을 '인류'가 있을까? 다가올 미래, 언젠간 맞이해야 할 로봇 점령군의 시대 커밍순인가, 우리는 당할 것인가 당해낼 것인가 같은 두려움이 순간 찰나라도 일어나지 않은 심장이 있을까? 허풍과 과장과 호들갑을 죄다 섞어 시니컬하게 떠들고는 있지만, 바둑 명문 알파고의 인공지능 우등생과 신선계를 넘나드는 명품 인간 쎈돌님의 다섯차례 대국이 치러지던 지난 일주일, 상대적으로 차분한 반응이었던 미국과는 달리 대국 현장인 한국 사회는 허풍 아닌 진심으로 진지하게 들썩대는 듯했다. 인류 문명의 미래와 인간 능력의 한계와 위기, 인공지능과의 공생 혹은 관리법에 대해 수많은 미디어의 예언과 분석이 과하다 싶을 만큼 거듭 이어졌다. 하지만 그 많은 전망과 우려보다 오히려 나는 온라인의 열린 게시판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려진 각종 '알파고 드립('애드리브' 에서 나온 인터넷 은어)'들이 이번 대국을 지켜보는 평범한 우리들의 속내와 한국의 사회 현실을 대변한다고 읽혀 관심이 갔다. 알파고가 강남 어디 있는 학교냐, 바둑 학원 왔더니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에 내기 걸고 있더라, 알파고무신과 알파고 바둑교실이 상표 등록했다는 가벼운 메신저 드립이 스타트를 끊었다. 알파고를 이기는 방법은 전원 스위치를 내리는 것이 유일하므로 알파고의 천적은 두꺼비집이라는 자조에, 강남엄마도 반한 알파고 학습법! 당신의 자녀를 딥러닝시키세요! 같은 광고 패러디에는 웃다가 헛헛했다. 이세돌이 4국에서 1승을 거둔 이후 유쾌하게 반전된 반응들도 흥미진진했다. 알파고 지금쯤 전자담배 피고 있을 듯, 알파고; 혼자 있고 싶습니다 콘센트 빼줘요, 이세돌이 인류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버릴 것이다, 2036년 기계들에 맞선 인류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다 "당신이 저항군 지도자… 이쎄도르?" "그런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지…" 같은 카툰 모드의 스케치가 등장하고, 인간에게서 예상 외의 저력을 본 알파고는 한국을 멸망시키기로 결심하고 한국의 네트워크에 침입한다. 하지만 오히려 알파고가 파괴되고 마는데… "액티브X를 설치해주세요" "보안 EXE를 설치하시겠습니까" "공인인증서 로그인 실패" - 같은 영화 트레일러풍의 드립에는 한국의 인터넷 현실에 대한 풍자의 반전과 고발까지 담겼다. 읽는 즉시 공감하고 삼키면서 가슴 쓰린 이야기들이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미래 실험은 끝났고 쏟아진 각색의 드립 만큼이나 좌충우돌 다양한 과제들이 '두텁게' 주어졌다. 나에게는 두가지가 남았다. 이세돌이 발견한 인공지능 공략의 유일한 무기가 바둑의 정석이 아니라 돌발적인 '의외성'이었다면, 이제부터 우리가 인간으로서 아끼고 키워나가야 할 능력은 내 안의 괴짜, 우리 안의 반골, 엉뚱한 상상력과 유치한 감성일 것이라는 사실 하나, 그리고 알고보니 나는 초읽기, 묘수, 승부수, 사활, 끝내기 같은 '바둑전문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구사해온 숨은 바둑 유식자였다는 놀라운 사실 둘이다. 최주미 디지털부 차장 choi.joomi@koreadaily.com

2016-03-15

[독자 마당] 로봇과 인공지능은 도구…두려움 가질 필요 없어

증기기관과 방직기로 대변되는 제1차 산업혁명은 전 산업 분야와 생활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인류는 제2차, 제3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오늘날의 첨단 산업문명을 구가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가시적, 평면적 형태의 발전이었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은 천재 공상가들이 그려내던 판타지들을 현실에 구현하는 일이다. 사물 인터넷, 가상현실, 인공지능, 드론, 자율주행차, 로봇 등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대체되면서 우리 생활 영역이 일반적 사고가 미치는 경계를 넘어 무한정 뻗어나가고 있다. 알파고가 바둑에서 사람을 이긴 것은 자동차나 비행기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보다 빠르고 더 많은 짐을 나를 수 있는 기능에 환호하던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의 필요를 더 효과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기계의 진화에 축배를 들 일이다. 인간과 기계를 대등한 개체로 비교해서 우열을 가리고 승패를 논하는 것은 본질에 대한 왜곡이다. 기계문명이 인간을 좀비로 만들지 않을 것이며 아바타에 이끌리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에 예속되거나 '동물농장'에서처럼 희화화 되지 않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이나 터미네이터의 출현을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인간 본연의 가치인 윤리와 도덕, 제도는 어떤 혁명적 생산수단이나 그에 따른 가치기준보다 불변의 상위에 있는 것이며 기계는 한낱 도구일 뿐이다. 윤천모 풀러턴

2016-03-15

"AI가 곧 인간 대체, 섬뜩하다" "하인 똑똑하면 주인 편해져"

호모 사피엔스의 위기인가, 새로운 기술 시대의 서막인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계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인간·기계·지능·기술 등에 대한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 줬다. 세기의 대결을 지켜본 '인간'들은 알파고가 9일에 이어 10일에도 승리하자 당혹감에 휩싸였다. 일반 시민과 각계의 전문가들은 과연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냈다. 주부 김인실(43)씨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래사회에선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AI에 밀려 도태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임석훈(32)씨는 "대국 전엔 알파고가 인간에 도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반대로 인간이 힘겹게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라 섬뜩하다"고 했다. 이처럼 AI에 시민들이 보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프로 바둑기사를 능가하는 지능에다 운동능력까지 갖춘 AI가 등장한다면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우려의 이유 중 하나다. 10일 한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국 로봇 제작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지난달에 공개한 최신 버전 '애틀라스' 로봇 시연 영상이 퍼졌다. 이런 로봇에 AI가 장착되면 로봇이 다방면에서 사람보다 월등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도 함께 확산됐다. 알파고를 보유한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2013년에 인수했다. 알파고엔 감정이 없다는 사실이 대중의 공포심을 더욱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원 이창용(27)씨는 "생명체의 감정이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AI가 탑재된 로봇에 잘못된 명령값이 입력된다면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로 돌변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흔들림 없이 정교하게 바둑을 두는 알파고의 모습이 '냉혹한 미래 기술'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불러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AI가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야기할 수 있는 인간 소외의 문제 등에 대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이 한국인인 데다 대국 장소가 한국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번 일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풀이도 있다. 대국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외신기자들은 인간의 패배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좋은 기계 하나 나왔다'는 식으로 '쿨'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9단의 패배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면서 AI에 대한 두려움이 과도하게 확산됐다는 의견도 많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교수는 "인공지능의 발달을 두려워할 까닭이 없다. 기술의 발달은 가치중립적이다.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고 말했다.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장은 "AI는 자의식이나 창조성을 갖추지 않고 막대한 데이터 입력에 의해 작동하는 도구일 뿐이다. 인류의 발전은 인간의 육체만이 아니라 갖가지 도구를 통해 구현돼 왔다"고 설명했다. 김진형 KAIST 전산학과 명예교수도 "알파고의 승리는 똑똑한 하인의 등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인이 똑똑하면 주인이 편해진다"며 AI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구글은 AI 기술을 철저히 윤리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8일 대국 사전 간담회에서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새로운 기술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과 악으로 나뉜다. 이런 기술은 윤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인류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백수진 기자 9key@joongang.co.kr

2016-03-10

괴물 알파고 또 이겼다…이세돌 충격의 2연패

【서울=뉴시스】이재우 신효령 장윤희 기자 = 기계가 또다시 사람을 꺾었다.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10일(한국시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국에서 '세계 정상급 기사'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1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2연승 했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했을 때 이뤄진다. 흑번으로 시작된 알파고는 1국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바둑 수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들을 뒀다. 알파고는 3수째를 좌상귀 소목에 착점하며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이는 알파고가 지난해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 9일 이세돌 9단과의 1국에서 한 번도 둔 적이 없는 수다. 미세한 형세가 지속한 가운데 이 9단이 중앙 백대마에 가일수하지 않고 백 120으로 손을 뺐다. 손을 빼고 하변에서 실리를 많이 챙긴 모습. 미세한 승부가 계속 이어지다가 이 9단은 제한시간 2시간을 다 쓰면서 초읽기에 몰렸다. 시간에 쫓긴 이 9단은 초조한 모습을 보였고, 순식간에 알파고가 상황을 역전시켰다. 중앙 백돌을 제압하며 최강 끝내기 실력을 갖춘 이 9단을 당황케 했다. 집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됐다 패인으로 심리전이 꼽힌다. 이 9단과 알파고 모두 제한시간 2시간을 다 썼을 정도로 이날 장고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이 9단은 얼굴을 긁고 고개를 젓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수차례 보였다. 이 9단은 2국에서 패한 후 30분만에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 "오늘 바둑은 내용상으로 보자면 정말 완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9단은 첫날 종종 웃기도 했지만 이날은 웃음기가 사라졌다. 이 9단은 남은 세 판을 연달아 이겨야 역전 우승할 수 있다. 그는 "이제 2대0이고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최소한 한판은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약점을 찾지 못해 두 번 다 진 것 같다"고도 했다. 이 9단은 "오늘 바둑으로 봤을 때 중반 이후로 넘어간다면 사실 어렵다. 그전에 승부를 보는 쪽으로 가야만 그래도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향후 전략을 소개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가 후반부부터 승리를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알파고의 승리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사람 두뇌의 신경세포는 1초에 10번 내외로 작동하는데 컴퓨터는 20조 단위라 작동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인공지능 연구 1세대인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카이스트 명예교수)은 "알파고가 5전5승할 것"이라며 "알파고는 방대한 계산 속에 최적의 수를 차례차례 놓는데, 우리가 알파고의 실수라고 생각하는 착수조차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알파고가 중국 판후이 2단에게 압승한 지 5개월 만에 성능이 막강해졌다"며 "구글 딥마인드조차 이번 대국을 보며 기대 이상의 결과에 놀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대국 해설에 나선 유창혁 9단은 "이 9단이 (방심한 게 아니라) 혼신의 모습이어서 더 심각하다"면서 "전문가들도 오판했다. 인간이 알파고에 한 번이라도 이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오늘은 이세돌 구단이 어제처럼 웃으면서 인터뷰를 못 할 거 같다"고 했다. 아마 5단인 이모(66)씨는 "바둑은 직관과 상상력, 창의성이 필수적인 예술"이라며 "기계가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차지해 인간을 지배하는 공상이 현실이 될 것 같아 무섭다"고 했다. 하지만 과학계는 알파고의 승리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교수는 "이번 대국을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섰다'는 식이 아닌 '인공지능 발달로 인간 생활이 편리해진다'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바둑계에서는 이 9단이 2연패의 부담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남은 승부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유창혁 9단은 "이 9단이 2연패를 해서 실력 발휘를 하기 어려워졌다. 알파고는 기계라 감정이 없다"며 "이 9단이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게 남은 승부의 관건일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번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됐다. 국내에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만 36만명이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2016-03-10

"이세돌 완패, 남은 대국도 알파고 이기기 힘들 것"

미국에서 한국바둑을 알리고 있는 김명완 프로 9단은 이렇게 평가했다. 김명완 사범은 "결론적으로 이세돌 9단이 이번 5번기에서 알파고를 이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판 내지 두 판 정도는 이길 수 있겠지만 이미 첫 판을 진 상태에서 나머지 4국을 3승 1패로 이끌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김명완 9단이 본 '이세돌 vs. 알파고 1국' 분석 및 해설이다. 흑돌을 잡은 이세돌 9단은 7번째 착수에 평소에는 잘 나오지 않는 수를 둬 조금 비틀어 갔다. 알파고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을 만한 포석을 들고 나왔던 것이다. 다분히 알파고를 의식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알파고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좋은 수를 빠르게 찾아나갔다. 기계라는 것을 전혀 인식할 수 없을만한 진행이었다. 알파고는 이세돌의 28번째 수에서 맞끊음으로 싸움을 걸면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여기에 약간 동요한 이세돌 9단은 작은 실수를 했고 46수부터 이미 바둑은 알파고에게 기울었다. 하지만 이는 나중에 복기를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이세돌과 알파고가 바둑을 두고 있을 당시에는 알파고에게 많이 기울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알파고의 이후 수들을 분석한 결과 알파고는 자신이 이기고 있다는 걸 정확히 안 것으로 보인다. 알파고의 76번째 수가 놓였을 때는 한국기사 대부분이 알파고의 우세를 점치고 있었다. 중반전 이후 알파고가 실수로 보일만한 수를 몇 번 두긴 했다. 하지만 그건 사람이 보았을 때 실수였던 것이고 알파고 입장에서는 계속 유리한 상태였다. 프로기사가 보는 이길 수 있는 확률과 알파고가 보는 확률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102번째 수는 깜짝 놀랄만한 묘수였다. 그 수가 놓이기 전까지는 이세돌이 좋아 보이기도 했다. 알파고는 좌하귀 쪽에서 부분적으로 조금 손해를 보긴 했지만 귀중한 선수를 잡아 먼저 우변에서 상대를 공격하면 손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알파고가 이런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알파고는 과연 몇 수 앞까지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일까.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 둘 때는 선수의 가치를 잘 모르는 듯 보였다. 8일 대국에서는 선수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모든 변화를 다 읽고 두는 듯했다. 알파고가 이세돌의 진영에 침입해 공격한 이후에는 이세돌이 마치 알파고의 손바둑 안에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이세돌이 좋은 쪽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화는 찾지 못했다. 알파고는 어느 정도의 이익을 보는 선에서 타협을 하고 마무리를 했다. 물론, 알파고가 계속 이기고 있는 상태였다. 바둑은 흑을 쥔 이세돌이 123수에서 큰 실수를 하면서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제대로 두었을 때와 비교하면 10여 집 정도를 손해 보았던 것이다. 정상급 레벨에서 이런 10여 집 손해는 하늘과 땅 차이다. 바둑이 끝난 후에 제일 먼저 이세돌 스스로 지적했던 실수였다. 아마 알파고의 실력에 깜짝 놀란 이세돌이 심적으로 동요하지 않았나 싶다. 평소 같았으면 하지 않았을 만한 쉬운 실수였다. 흑을 쥔 이세돌은 186수 만에 돌을 던졌다. 마지막까지 두지 못하고 중간에 기권을 한 것이다. 이를 불계라 한다. 이세돌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알파고의 사석을 조용히 바둑판 위에 하나 가져다 놓으면서 졌다는 표시를 했다. 대국을 시작한 지 약 3시간30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세돌에게 남은 시간은 28분28초였고 알파고의 남은 시간은 5분30초였다. 시간배분도 알파고가 더 잘했다. 이세돌이 돌을 던진 장면은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하지만 이세돌이 기권을 표시했을 때는 이미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더 이상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은 없는 상태였다. 이세돌은 알파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기 때문에 계속 두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결국 이세돌 입장에서 본다면 바둑을 두는 내내 단 한 번도 이길 기회 없이 완패했다. 초반의 약간의 실수가 결국은 패착으로 연결됐다. 이런 완패의 대국내용은 이세돌 바둑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다. 알파고가 어떻게 이렇게 바둑을 잘 둘 수 있는 지는 정말 미스터리다. 엄청난 컴퓨터 파워를 통한 계산은 알파고의 최대 장점이다. 바둑 내내 승기를 놓치지 않은 데에는 계산이 크게 한 몫 했을 것이다. 계산은 물론, 수 읽기도 정확했다. 내용 면에서도 확실히 우세한 바둑을 보여줬다. 인간의 직관이냐 기계의 계산력이냐가 관전포인트였는데 직관도 상당히 정확하게 갖춘 것 같다. 이날 알파고는 지난해 판후이와의 대국에서 보여준 그 알파고가 과연 맞나 싶을 정도의 대국을 보여줬다. 하긴 인간의 시간으로 따지면 알파고의 한 달은 인간의 1000년이라고 하니 지난 5개월 동안 알파고는 5000년의 시간을 공부했던 것이다. 알파고는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이런 알파고의 능력이 인간에게 득이 될까, 아니면 독이 될 수도 있을까?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이세돌이 말했던 대로 인간이 기계를 이겨줬으면 한다. 이세돌이 바둑의 낭만을,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줬으면 한다. 언젠가는 기계가 인간을 이기는 날이 오겠지만 그날을 조금이라도 늦춰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세돌을 응원한다. 김명완 프로 9단은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7살 때 바둑을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서울에서 바둑공부를 했다. 1991년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갔다. 하루종일 바둑공부만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 94년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프로에 입단했다. 11전 전승. 80년 이후 처음 있는 기록. 프로 입단 당시 바둑 전문가들은 그를 두고 수 읽기가 정교하고 계산에 밝다고 평하며 이창호 9단과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비교했다. 이세돌과 붙어 9전 6승 3패를 기록했다. 한국 바둑계에서는 드물게 대학(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을 재수해 입학하고 졸업했다. 바둑 세계화 사업 차 2008년 미국에 왔다. 중앙일보 문화센터에서 강의하고, 아케이디아에 바둑센터를 열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재희 기자

2016-03-09

이세돌 9단, 알파고에 불계패…바둑계 충격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바둑계가 예상 외의 결과에 큰 충격에 빠졌다. 인공지능(AI) '알파고'는 9일(한국시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1국에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당초 바둑계는 이세돌의 일방적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뛰어난 계산과 수읽기로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전투적 기풍을 보였다. 끝내 승리를 가져가면서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대국 종료 후 이 9단은 "알파고에 너무 놀랐다"며 "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늘 바둑은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대국 현장에서 공개 해설을 한 김성룡(40) 9단은 "이세돌 9단도 충격을 받았지만 프로기사 모두가 충격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해설하면서 분명 프로기사가 느끼는 것과 다른 스타일을 느꼈다. 알파고는 실수를 했어도 시종일관 냉정을 유지한 것이 특이하다. 알파고의 승리 원인은 냉정함인 것 같다." KBS 2TV 중계방송을 해설한 박정상(32) 9단은 "생각보다 알파고가 만만치 않다.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되겠다"고 전했다. "기사 입장에서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다. 부분적 수 읽기에 대해선 이세돌 9단도 세계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인공지능 최고의 장점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바둑TV를 통해 해설한 유창혁(50) 9단은 이 9단이 패배할 가능성이 짙어지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유 9단은 "이세돌답지 않게 실수가 많았다"며 "이세돌이 정상 컨디션이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 번 지고 나면 다음 대국 때에는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내일 대국에선 기량 발휘를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편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매치'는 15일까지 포시즌스호텔 서울 특별대국장에서 5회에 걸쳐 치러진다. 매일 오후 1시에 대국이 시작된다.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snow@newsis.com

2016-03-09

이세돌 vs.알파고 '세기의 대결', 대국 방식은?

컴퓨터와 인간이 맞붙는 세기의 대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 Go)'의 대결이 오늘 펼쳐진다. 첫 대결은 9일(한국시간)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다. 이후 10일(2국), 12일(3국), 13일(4국), 15일(5국) 등 총 5판이 이어진다. 세기의 대결은 어떻게 진행될까. 대국 방식은 보통의 바둑 대회와 유사하다. 딥마인드 연구원인 아자 황(Aja Huang) 아마 6단이 알파고의 손 역할을 맡는다. 그가 모니터를 보면서 알파고가 원하는 자리에 바둑돌을 놓는 방식이다. 대국 기간 알파고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작동되며, 실제 서버가 있는 곳은 미국의 중서부다. 대국은 '중국 룰'로 진행되며 '덤(먼저 두는 흑의 유리함을 상쇄하기 위한 페널티)'도 중국 룰인 7집 반이 적용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알파고가 중국 룰을 토대로 개발됐고, 19개월 동안 중국 룰로 훈련했기 때문에 갑자기 한국 규칙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중국 룰을 채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한시간은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 주어진다. 상금은 100만 달러다. 이 9단이 승리하면 100만 달러 상금과 별도로 대국료(약 1억6500만원)와 판당 2만 달러의 승리 수당을 받게 된다. 이 9단이 5전 전승을 거둘 경우 상금은 최대 약 13억7500만원에 이른다. 알파고가 승리하면 상금은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단체에 기부된다. 한편 알파고는 인간의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가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게 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로 개발됐다. 사람이면 1000년 걸리는 100만 번의 대국을 4주 만에 소화한다. 대국은 전미바둑협회(AGA)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김명완 9단이 해설한다. 오세진 기자 orejin@joongang.co.kr

2016-03-08

인간이냐 컴퓨터냐…이세돌 vs 알파고

인간과 컴퓨터가 맞붙는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LA에서 공개해설이 진행된다.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는 8일부터 9.11.12.14일 오후 8시(이하 LA시간) 총 5번의 대국을 치른다. 이는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여기에 한국기원 소속으로 바둑보급을 위해 미국에 파견된 김명완 9단이 전미바둑협회(AGA) 공식 유튜브 채널(youtube.com/user/USGOWeb)을 통해 실시간 중계한다. 김 사범은 AGA 프로기사제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AGA는 또 LA한국문화원과 함께 3국이 열리는 11일 오후 7시 문화원에서 공개해설을 한다. 해설은 김명완 사범이 맡는다. 김명완 사범은 "금요일 저녁이라 시간상 적당하고 가장 흥미있는 대국이 3국이 될 것으로 보고 이날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세돌 9단이 5승 전승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승패를 떠나 흥미진진한 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개인적으로는 알파고가 한 번 정도는 이겨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1대 1 상황에서 3국을 맞는다면 정말 흥분되는 대결이 될 것"이라며 "알파고의 실력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대국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특히 바둑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남가주총동창회 바둑동호회 반장을 맡고 있는 김기형 아마 3단은 "알파고에 거는 기대는 크지만 이세돌 9단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번 대국이 바둑 한류를 퍼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석 아마 5단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대국을 보기 위해 방한을 할 정도로 이번 대국은 초미의 관심"이라며 "만약 알파고가 이긴다면 어마어마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공개해설에 참석하려면 반드시 예약(kccla.org)해야 한다. 선착순 120명에 한한다. 이재희 기자

2016-03-0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